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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눔

아빠와의 저녁

 

 

피곤한 몸

미어터지는 업무

상사의 갈굼..

 힘든 하루에 대한 보상으로
맥주 한잔과 영화 한 편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아빠는 이런 내 맘을 모르는지
리모컨을 집어 들곤 낚시채널로 돌리셨다.

 

미안한 기색도 없이
뻔뻔하게 TV를 보며 껄껄 웃는 모습에
조금 화가 났다.

 

 얄미운 아빠를 보다가 붉게 충혈된 아빠의 흰자를 보았다.

 

뭐가 그리도 재밌으신지
벌개진 눈을 감지도 않으시고
필사적으로 웃으셨다.

 

 28살, 이제는 더 닮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닮아갈 아빠의 모습이 더 있었나 보다.

 

 

아빠는 그렇게
오늘 하루 중 유일할지도 모르는 웃는 시간을 보내다

 고개만 떨군채 잠이 드셨다.

 

 

임상기 -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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